<출처 #제천인터넷뉴스(http://www.jcinews.co.kr) #최태식 기자, #고려인 유치사업-제천시 계획과 짚어야할 점은?> 6월 19일
제천시가 고려인 이주 정착을 위한 본격 행보를 시작했다.
시는 지난 6월 16일 대한고려인협회와 고려인 주민의 안정적 정착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앞선 6월 12일에는 제천경찰서와 제천교육청 등 지역 기관·단체 8곳과 ‘고려인 등 재외동포 이주 정착 지원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제천시는 7월 국내외 고려인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이주 희망자 모집 공고 등 본격적으로 고려인 유치에 나선다. 향후 3년간 1천명의 고려인을 유치할 계획인 가운데 김창규 제천시장은 2000~3000명까지 확대를 희망하고 있다.
고려인 유치사업은 민선8기 제천시의 중점 시책 중 하나다. 시민들은 인구감소 위기를 타개할 방안으로 여기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고려인들의 안정적 일자리 확보 방안을 비롯해 이들의 주거와 생활, 의료와 교육 문제 등 따져야 할 내용이 많다며 보다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 역시 지난 6월 16일 고려인 유치와 관련한 김창규 시장의 행보를 겨냥한 듯 "키르기스스탄 그런데 다닐 지도만 보지 말고, 대한민국 지도를 봐라"며 역점 사업에 ‘흠집’을 내기도 했다.
<제천인터넷뉴스>는 제천시의 세부 계획을 나열하며, 고려인 이주 사업에서 반드시 되짚어야 내용을 서술해본다.
◆고려인 이주정착 추진 배경은?
작년 6월 제정된 인구감소 지역 특별법에서는 주민등록인구에 외국인 인구를 포함해 인구 개념을 재정립하고 있다. 또 법무부는 지역특화형 비자발급 사업 등을 통해 공격적인 외국인 이주정착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제천시는 가속화 하고 있는 인구 감소 및 노동력 확보를 위한 유효한 대책 마련을 위해 본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합법적으로 체류하는 고려인 등 재외동포 등을 대상으로 지역사회 이주정착 시스템을 구축해 향후 3년간 1천여 명의 재외동포 이주와 정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추진 일정은? 사업비 약 20억원
시는 지난 5월 종합계획 수립 및 관리체계를 구축했다. 6월에는 시민설명회를 개최한데 이어 국내외 사업설명회, 관계기관⁃단체간 업무협약, 정책자문위원회 구성에 나서고 있다.
이어 7월에는 이주 희망자 모집, 8월~9월 중 사업 예산 확보, 10월에 사업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10월부터는 관내 대학의 기숙사를 활용한 3개월간의 단기체류시설을 운영한다. 이주 고려인들은 체류시설에서 언어, 생활, 문화를 아우르는 정착교육을 받게 된다.
이후 근로계약과 주거 안내를 거쳐 각자의 독립 생활시설로 퇴소해 지역사회에 정착시킬 예정이다.
제천시는 본 사업 소요 예산을 19억 4800만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행정지원단 구성… 부시장 단장으로 총 9개 부서 20명
제천시는 종합관리체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부시장을 단장으로 한 행정지원단을 꾸릴 계획이다 9개 부서 20명 규모다.
지원센터도 꾸린다. 입국부터 지역사회 정착을 총괄 지원하는 기구로 총 10명의 전담인력을 배치 운영한다. 센터장은 무보수 겸직 직위로 두고, 사무인력 3명, 통번역 3명, 사감 3명을 둔다.
본 사업의 방향과 단위 사업 등에 대한 심의 기능을 지닌 정책자문위원회도 꾸린다. 제천시의회 의원 및 관계 기관단체 구성원, 시 내부 당연직 위원 등 총 15명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7월부터 분기 당 80명 접수…한글 교육 최대 9개월까지
이주 희망자 모집 신청은 7월 중 접수하되, 분기 당 80명 정도를 선발할 예정이다. 가급적 한국어 능력이 우수하고, 장기 체류가 가능하며, 활발한 경제활동이 가능한 동포를 우선 선발하겠다고 시는 밝혔다.
7월 이주 희망자 모집과 취업 매칭 및 최종 이주자 선발을 마치면, 8월부터 9월까지 현지 비자 발급 신청 및 개인 신상 정리 등 입국 준비를 진행하게 된다.
단기 체류시설은 3개월 단위 연 4회 각 80명~100명 수용 규모로 운영한다. 3개월 간의 정착교육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분기별 총 130강좌의 교육을 추진한다.
외국인 등록을 위한 법정 교육을 포함해 지역사회 융합, 독립생활 가능을 목표로 총 10개 과목을 편성했다.
특히, 한글 교육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합숙 3개월, 비합숙 3개월 총 6개월 간의 필수 교육 기간을 거치고, 이후 3개월은 선택 수업으로 최대 9개월 간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편성했다.
취업교실에서는, 컴퓨터, 아래한글, 간병사, 빵만들기, 바리스타 교육 등을 편성했다. 다만, 이주자들의 요청과 관내 기업들의 의견에 따라 변경 운영도 가능하다.
◆거주 형태는 집단 거주 아닌 분산 배치
제천시는 이주하는 고려인들이 지역사회에 고르게 분산 배치되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집단으로 거주할 경우 한국어나 문화 습득 정도가 대거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다.
이들에 대한 의료지원은 관내 제천서울병원과 세명대한방병원과 협력해 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며, 1인당 연 최대 20만원 범위 내 자기 부담 의료비 또한 지원할 계획이다.
보육지원은 관내 어린이집을 수탁기관으로 선정해 운영하며 초⁃중⁃고등 과정의 경우 폐교위기 학교 등에 특별학급 또는 방과후 한글교실 등을 운영하는 것으로 교육청과 장기검토 중이다.
이미 입국해 국내에 거주 중인 고려인 동포에 대해서는 5일 과정의 단기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검토 중이며, 예산 여건 등을 고려해 분기별 40명 내외 규모로 지원할 계획이다.
◆시가 기대하는 효과는?
시는 고려인 유치를 통해 연간 300명 이상, 향후 3년간 1000여명의 생활인구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또 산업단지, 농공단지, 농촌지역 등의 인력난 해소 또한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우수하고 능력있는 재외동포 유치를 통해 인구소멸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 동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인 이주정책 꼼꼼하게 짚어야 할 내용은?
고려인. 러시아어로 ‘카레예츠’, ‘고려 사람’이라는 뜻이다. 같은 동포임에도 외국인과 재외동포 중간쯤에 속한 ‘이국인’으로 인식되지만, 이들은 ‘고려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고려인 동포들은 다른 이주노동자와는 달리 안정적으로 뿌리내리고 살 곳을 찾기 위해 조상 땅인 한국으로 이주하지만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차별이 존재한다.
경기도 안산시나 광주시에 집단으로 거주하는 일부 고려인 중에는 “살기 위해 조상 땅을 찾았는데 살기 너무 버겁다”고 한숨을 내쉬기도 한다.
충북도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도내에 거주하는 고려인은 3554명이다.
청주시에는 2266명, 진천군 812명, 충주시 78명, 제천시는 30명에 불과하다. 그만큼 고려인에 대한 지역사회의 이해도는 낮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이들과의 융화 등 고려인과 관련한 사회적 인식이 크게 떨어지면서 고려인들이 이방인 취급을 받을 우려가 있다. 또 그들은 중국 동포들에 비해 언어 적응력이 크게 떨어지는 경향이 짙다보니 노동현장에서의 불이익과 시행착오, 각종 피해에 노출되기도 한다.
결국 고려인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인데 이에 대한 시민 관심도 제고가 급선무로 보인다.
고려인 자녀들의 교육 문제 해결도 풀어야 할 과제다.
고려인들은 2~3대 온 가족이 함께 이주해 오고 정주하려는 특성을 보이는데, 어린 청소년들은 학교생활에 혼란과 어려움을 겪을 우려가 있다.
교육당국이 그들의 교육을 책임 질 교육과정을 수립해야 하는데 전담 학교 지정, 러시아어 가능 교사 확보, 기존 학생들과의 융화 등도 꼼꼼히 따져야 할 대목이다.
복지문제도 만찬가지다. 고려인이 긴급구호가 필요한 재난 상황에 닥치게 되면 지역주민에 대한 지원에 준하여 지원해 줌으로써 고국에서의 삶이 무너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일자리 제공 서비스 역시 촘촘해야 한다. 제천시는 일자리 확보에 대해 구체적 방향과 지역 내 기업 간의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실제 확보 가능한 일자리 숫자 파악이 선행돼야 한다.
종합하면 한국어가 서툴고 정보가 부족한 그들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서는 민·관·기업 간 협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또한 #김창규 제천시장의 행정 전반에 대한 신뢰도 확보가 고려인 이주사업의 성패와도 직결돼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