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지역의 한 중학교 교사가 위기에 놓은 교단을 우려하고 교권 추락으로 혼란스러운 시대에 선 선생님을 응원하는 내용의 책자를 발간했다.현직 교사가 그동안 교직에 몸담았던 내용을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일선 교사가 현직에서 책자를 내는 것은 이례적이다.
#제천대제중 #엄재민 교사는 10월, ‘ #당신은제법괜찮은교사입니다(책장속북스)’ 제목으로 현실에 놓인 교단을 주제로 책자를 냈다. 책자는 25년차 현직 교사로서 일선 교사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을 짚어주고 있다. 학생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고,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부터 교사 집단의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지침을 준다. 학교 현장에서 직접 같은 삶을 살아가는 동료로서의 생각을 풀어냈다. 사소한 말 한마디가 교사들을 힘들게 하지만, 오히려 그런 말들이 신규 교사들을 무너지지 않게 해줄 수 있다는 믿음으로 글을 썼다.
‘당신은 제법 괜찮은 교사입니다’는 크게 네 부분으로 구분했다. 1장은 교사로서의 자세와 태도를 정리한 ‘교사편’, 2장은 실제 교사들이 어려워하는 업무를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업무편’, 3장은 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수업을 하는 노하우와 학생 관리법을 소개한 ‘수업편’, 4장은 교육의 파트너인 학생과 학부모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학생·학부모편’ 등으로 꾸며졌다. 실제로 경험한 에피소드가 많이 들어 있다. 총 70개의 사례가 지루하지 않게 제시됐다. 처음 보면 꽤 두꺼워 보이는 430페이지가 글쓰기 지도 교사의 깔끔한 문장 덕에 술술 읽히게 된다.
제시된 생생한 사례들을 보면 쉽고 가볍게 쓰인 글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교사로서 흔들리지 말자고 격려하면서 교사와 학생의 미묘한 관계를 구체적으로 설하고 있다. 관리자와 교사의 생각 차이와 직장인으로서의 자세에 대해 ‘괜찮다’는 말을 대신한다. 내 수업에서의 규정 만들기와 어지러워진 교실 수업 정리 방법 등에 대한 노하우를 전한다. 학생·학부모에게 어떤 말로 다가가야 하는가와 꼼꼼한 기록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책에서 제시된 대로만 한다면 교사로서의 어려움은 훨씬 더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엄 교사는 이 책을 지난 2018년부터 준비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책이 시류에 편승하여 급하게 만들어진 도서에 포함되는 것을 걱정한다. 저자는 신규 교사를 격려하고 그들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목적의 모임 ‘따로 또 같이’를 운영하면서 장기 계획으로 책 출간을 준비했다. 그러던 것이 올해 초 충북도교육도서관의 책 출간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구체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런 면에서 가벼운 에세이의 수준을 넘어서 선배 교사의 고민과 실질적인 조언이 묵직하게 아래에 깔려 있다.
책자는 학교 현장이 무너지는 것을 사회에서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교육이 바로 서야 사회가 바로 서고, 미래가 바른 길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는 현실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보다 많은 열정과 사랑을 학생들에게 쏟아야 한다. 교사가 바로 서야 하는 것은 이 사회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런 면에서 교사의 자발성을 끌어내고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다방면의 시도가 교권 추락의 현실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의미를 지닌다. 또한 교육의 파트너로서 내 자식을 키우는 선생님들에 대해 이해해 보려는 학부모들에게 유용하다. 치열하게, 고민하며 생활하고 있는 교사의 생각을 엿보는 것이 다른 분야에까지 미칠 파급 효과가 있어 보인다. “준비된 교사는 없다”고 밝힌 저자는 “학생들과 소통하고 부대끼면서 나도 모르게 만들어지는 것이죠. 이 책의 사례가 정답은 아닙니다. 다만 이런 고민을 나만 하는 게 아니구나 하는 공감의 과정을 함께 갖자는 거죠. 그래서 선생님 안의 평정심과 가능성을 불러내고 싶었습니다”라며 “막연하게 ‘괜찮아’ ‘잘할 수 있어’ ‘그래도 돼’라고 위로하는 것은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어렵습니다. 구체적으로 힘든 부분을 짚어주고 치유책을 제시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고 평소 철학을 술회했다.
저자는 제천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광고회사에서 일하다가 남들보다 늦게 교단에 섰다. 아직도 아이들과 함께하는 교사로서의 치열한 삶 속에서 즐거움을 찾고 있다. 교사 공동체 ‘따로 또 같이’를 운영하며 저 경력 교사들이 별 탈 없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함께하고 있다. 국어 교사로서 ‘인문독서를 통한 나를 찾기’ ‘생각과 표현’ 수업을 통해 읽고 쓰는 활동을 일 년 내내 하고 있다. 글이 결국은 올바르게 행동하는 사람을 만든다는 믿음을 품고 매년 백일장 수상 작품집을 별도로 만들어 낼 정도로 늘 글과 함께 살아가며 학생들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싶어 한다. 인터넷 매체 ‘로컬데일리’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출처 #제천단양투데이 #최경옥 기자